Sprit, Forest

2013

Materials

leaf tree feather an egg shell

Keywords

spirit environment life violence pouvoir mi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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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Description

혼, 숲                                                                                                                                  

선감도에는 작은 산이 있다.                                                                                                                                                                                                                                 

소나무 숲이라고 불러도 좋을 야산에 왜가리 한두 마리가 둥지를 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떼로 몰려들었다. 아비 새가 바닷가로 먹이를 찾으러 나가는 동안 어미 새는 열심히 둥지를 짓는다. 저마다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고 똥을 싼다. 왜가리의 배설물은 비린내가 숲 밖으로까지 퍼져나가 인근 마을 주민들의 코와 뇌의 구조를 교란시킨다. 혼미백산해진 주민들은 구청에 전화하고 시청에 항의한다. 대문은 물론 창문까지 꼭꼭 닫아야 했기 때문이다. 비에 숲이 젖을 때면 배설물도 빗물에 풀어져 비릿한 듯 썩은 내는 배가된다. 하여 창틈은 물론 벽속으로까지 파고 들어올 지경이 되었다. 주민들이 이렇게 고통스러울 진대 숲속의 나무, 그 아래의 무성한 잡초들, 풀벌레들은 어떠할까? 나는 비린내를 뚫고 숲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입구에 장막처럼 쳐져있는 잡나무를 헤치고 들어가니 비로소 소나무가 보인다.                                                                                                                                                                                                                                  

아, 그런데 이건 소나무가 아니었다. 뭐랄까 그냥 희끄무레한 나무... 좀 더 묘사를 한다면 흰 똥으로 범벅된 나무라고나 할까. 푸르른 솔잎은 다 어디가고 가지들조차 제대로 붙어있지 않았다. 아래 나무 가지가 부러지니 새들은 더 높은 가지에서 둥지를 튼다. 왜가리의 배설물은 냄새도 지독하거니와 산성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숲의 모든 것들을 부식시켜 버린다. 이들은 바삭하게 타버린 풀과 앙상하게 된 나뭇가지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제 새끼를 위해 열심히 물고기를 물어온다. 동시에 얼마 남지 않은 나뭇가지를 차지하느라 서로 아귀다툼이다. 그러다 한 마리가 툭 떨어진다. 그렇게 죽어간 새의 시신 주변에는 깃털들이 여기 저기 널브러져 있고 죽은 풀 위로 새의 배설물이 눈처럼 내리고 있다. 이 희디 흰 풍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철새인 왜가리는 철마다 이동해야 함으로 어디서든 낯설고 소외된 존재이다. 그런데 그 배설물로 인하여 모욕당하고 죽어감으로서 풀들에겐 위악적인 존재가 되어버린다.

소외된 자가 또 다시 소외된 자를 양산하는 악순환의 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죽음의 풍경에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모든 숲엔 정령(혼)이 있다고 하지 않은가. 인간의 이기심으로 자연을 파괴시켜도 자연은 죽지 않고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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